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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11개월 연속 줄었다. 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대출자들이 빚 상환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한달만에 19조원 이상 폭증하며 역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가 5%대에 진입한 영향으로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346억원으로 전월대비 6129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감소액은 총 16조1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21조5888억원으로 전월대비 2조411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부터 1년 동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신용대출이 총 17조9684억원 줄었다.

주식과 부동산, 암호화폐 등 자산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다 고신용자들의 신용대출 금리도 6~7%대로 높아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대출자들이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부터 서둘러 상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조6277억원 증가한 510조76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대출 잔액은 133조657억원으로 전월보다 9978억원 감소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보다 은행 대출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다.

지난달말 5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111조3276억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599조938억원으로 전월보다 각각 4조1802억원, 1조5705억원씩 증가했다.

역머니무브 현상은 지속됐다. 정기예금 금리가 상승하자 ‘금리 노마드족’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조2207억원 증가한 1901조3628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과 정기적금은 감소했지만 정기예금이 증가했다.

지난달말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986억원으로 한달만에 19조710억원 늘었다. 반면 정기적금 잔액은 38조3545억원으로 전월대비 6472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보다 18조5686억원 감소한 623조2405억원으로 집계됐다.